1학년 때 과제의 배경 음악으로 썼던 곡이다. 작업 양이 많아서 이 노래만, 그것도 곡의 일부분만 엄청나게 반복해서 들어야 했는데, 정말 좋아했던 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호감도가 수직하강했다! 덕분에 나는 좋아하는 곡을 과제로 쓰면 안 된다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(그래놓고 좋아하는 노래들을 가지고 이 웹사이트를 만들었지만), 그 후 난 이 곡을 거의 안 듣는다.
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잠잠해질 즈음 인생 첫 콘서트를 가게 되었다. 당시 코로나 때문에 약 1~2년 간 콘서트장에서 관객은 아무 소리를 내지 못했는데, 정말 오랜만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허용되었다. 처음으로 간 콘서트에서 그 해 처음으로 허용된 '떼창'이었다! 나는 이 곡 공연을 보고 난 다음 날 목이 완전히 쉬었다.
이 노래를 정말 좋아했을 때 컬러링으로 설정해 뒀는데, 어쩌다보니 아직도 유지 중이다. 몇 년이 지난 지금, 이제 막상 나는 자주 안듣고 오히려 내 주변인들만 나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이 곡을 주구장창 듣고 있을 것이다. 덕분에 컬러링 좀 바꾸라는 소리를 좀 듣지만, 이 쯤 되니 왜인지 이상한 오기가 생겨서 앞으로도 유지할 생각이다.
1학년 2학기 말, 가장 바쁜 시기에 이 노래를 알게 되었다. 나는 한 곡에 빠지면 질릴 때까지 무한 반복해서 듣는 편인데, 이 때 거의 2주일 간 이어폰으로 이 노래만 들으면서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. 이제 이 노래만 들으면 또 밤샘을 해야할 것만 같아 이제 잘 듣지 않는다!
내가 좋아하는 세카이노오와리라는 밴드의 인기곡 중 하나이다. 이 곡은 2016년 발매 이후 한 번도 한국에 음원을 유통한 적이 없어서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품고 있었는데, 올해 이 곡을 비롯한 대부분의 데뷔 초 노래들을 국내에도 풀어줬다. 당시 잠이 안 와 유튜브 홈을 뒤적이던 나는 갑자기 음원이 올라온 걸 보고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곡을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.
예전부터 여행길에 요코하마로 가는 지하철에서 여유롭게 이 곡을 들는 게 로망이었다. 생애 처음으로 갔던 일본 여행에서 마침 요코하마에 숙소를 잡게 되어 나는 로망을 실현할 생각에 들떠있었다. 그런데 여행 첫날, 입국하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려서 막차도 겨우 타는 상황이 벌어지는 바람에 여행길의 여유로운 음악 감상의 시간은 물 건너갔다. 그럼에도 어떻게든 내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졸음을 참아가며 눈을 부릅뜨고 이 곡을 꺼내 들었고 결국은 오랜 소원을 성취했다.
나는 홍대병(스스로 문화적으로 비주류를 자처하는 것을 가리키는 은어)에 심하게 걸렸을 때가 있었다. 때문에 인기가 많아진 가수의 노래를 괜히 이 악물고 안 듣곤 했는데 이 곡은 나의 그 지독한 홍대병을 고쳐준 곡이다.
한 때 Sum 41라는 밴드를 엄청나게 좋아했었는데 2023년, 10년만에 내한 공연을 온다는 소식을 듣고 열심히 티켓팅을 해서 아주 좋은 자리를 잡는 데까지 성공했다.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날만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, 콘서트 1주일 전에 멤버의 개인 사정으로 공연이 돌연 취소되었다. 그리고 얼마 후 갑작스럽게 밴드의 해체 소식이 발표되었다. 이 때만큼 허무했던 적이 없다. 노래 제목처럼 난 아직도 Sum 41을 기다리고 있다...
보통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캐롤을 듣고는 하는데, 나는 이 곡을 꺼내 듣는다. 딱히 겨울을 연상시키는 노래는 아닌데도 12월만 되면 이 노래가 계속 떠오른다. 그래서 나만의 캐롤이라고 생각하고 추워질 때가 되면 슬금슬금 꺼내 듣는다. 닳는 것도 아닌데 괜히 아껴 듣고 싶어서 12월 전에는 꾹 참고 잘 안 듣는다. 지금도 크리스마스만 기다리는 중...